상장회사 임원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의 계좌로 자기 회사 주식을 거래했다면, 주식 소유상황을 보고해야 할까요?
실제로 임원 본인의 계산으로 소유한 주식이라면 계좌 명의가 다른 사람이어도 보고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족이 자신의 자금과 책임으로 독립적으로 거래한 주식까지 임원의 소유분으로 자동 합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173조는 주권상장법인의 임원·주요주주에게 특정증권등의 소유상황 보고의무를 부과합니다. 일반적인 보고기한은 5일이지만, 변동일 계산과 경미한 변동 예외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9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불공정거래 사례에서도 타인 명의 주식거래와 소유상황 보고의무 회피가 함께 문제가 됐습니다.
▶ 계좌 명의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계산' 여부
자본시장법 제173조 제1항은 주식 소유상황 보고대상을 판단할 때 단순한 계좌 명의가 아니라 누구의 계산으로 소유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자기 계산으로 소유한다는 것은 명의만이 아니라 실제 취득자금의 부담, 거래에 따른 경제적 손익의 귀속 등 실질적인 소유관계를 살펴본다는 의미입니다.
가상의 상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상황 A: 임원이 본인 자금으로 가족 명의 계좌에서 자사주를 매수
임원이 실질적으로 자기 계산으로 주식을 소유한다면 가족 명의 계좌를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고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상황 B: 가족이 자신의 자금으로 독립적으로 자사주를 매수
가족이라는 관계만으로 그 주식이 임원 본인의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자금 부담과 손익 귀속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지인 명의 계좌에 있는 주식이라도 임원 본인의 계산으로 소유한 경우에는 소유상황 보고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한 거래는 소유상황 보고 여부와 별도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금지 등 다른 법률상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임원이라면 모든 증권거래를 보고해야 할까?
소유상황 보고의무는 모든 회사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173조에 따른 주요 보고의무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권상장법인의 이사·감사 및 법령상 포함되는 사실상 임원 등
-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을 자기 계산으로 소유한 주요주주
- 지분율과 별개로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주주
보고대상도 보통주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우선주를 비롯한 관련 지분증권,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법령에서 정한 특정증권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5% 대량보유상황보고와 임원·주요주주 소유상황 보고는 서로 다른 제도라는 것입니다.
5% 보고는 대량보유자의 보유현황과 경영권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임원·주요주주의 특정증권등 소유상황 보고는 내부자의 거래상황을 파악하고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5% 대량보유 보고를 이미 제출했더라도 임원·주요주주 소유상황 보고의무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 5일 보고기한, 주식 매수일을 기준으로 계산할까?
자본시장법 제173조에 따르면 임원·주요주주는 최초 소유상황과 이후 변동사항을 각각 정해진 기한 내 보고해야 합니다.
최초보고는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된 날부터 5일 이내가 원칙입니다.
변동보고는 보고대상 특정증권등의 소유상황에 변동이 발생한 날부터 5일 이내가 원칙입니다.
그런데 주식을 거래했다고 해서 모든 거래에서 주문 체결일이 보고기한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0조 제4항은 거래 형태에 따라 변동일을 달리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증권시장 내 매매: 결제일
- 장외매수: 대금 지급일과 증권 인도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
- 장외매도: 대금 수령일과 증권 인도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
- 증여: 해당 증권의 인도일
- 유상증자로 신주 취득: 주금납입일 다음 날
따라서 거래유형을 먼저 확인한 뒤 법정 변동일을 확정해야 합니다.
또한 법에서 정한 5일을 달력상 5일로 단순 계산해서도 안 됩니다.
시행령 제200조와 제153조에 따라 토요일·공휴일·근로자의 날은 기간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임원 주식 변동보고는 거래유형별 법정 변동일을 확인하고, 제외일을 반영하여 5일 기한을 계산해야 합니다.
▶ 소액거래는 신고하지 않아도 될까?
모든 주식 수량 변동이 즉시 보고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0조 제5항에는 경미한 소유상황 변동에 관한 예외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다음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변동은 보고의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 특정증권등의 변동 수량이 1,000주 미만
- 취득 또는 처분금액이 1,000만 원 미만
두 요건은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수량만 적거나 금액만 작다는 이유로 자동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누적 변동입니다.
직전 보고일 이후의 변동 수량 합계가 1,000주 이상이거나 취득·처분금액 합계가 1,000만 원 이상이 되면 경미한 변동 예외를 계속 적용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수량 및 금액 산정은 관련 고시의 기준을 따릅니다.
즉, 작은 거래를 여러 차례 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고의무가 계속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 예외는 소유상황 변동보고에 관한 것으로, 임원·주요주주가 된 때의 최초보고까지 면제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한편 주식배당, 준비금의 자본전입, 주식 분할·병합, 자본감소 등 시행령에서 열거한 사유로 소유상황이 변동한 경우에는 해당 월의 다음 달 10일까지 보고할 수 있는 별도 특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예외를 검토할 때는 단순 소액거래인지, 법령이 정한 특별한 변동사유인지부터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지 않았어도 보고의무 위반일 수 있다
자사주 거래가 불법적인 내부자거래에 해당하는지와 임원 소유상황 보고의무를 준수했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법에서 정한 내부자 등이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증권거래에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반면 제173조의 소유상황 보고의무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여부와 별개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공개중요정보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정상적인 자사주 거래라도, 임원에게 보고의무가 발생했다면 법정 기한에 맞춰 보고해야 합니다.
반대로 주식 소유상황을 적법하게 보고했다고 해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2026년 9월 2일 금융위원회 발표 사례는 두 규제가 동시에 문제 된 사례입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코스닥 상장회사의 IR 담당 임원이 신약 임상시험 주요 결과와 기술이전 계약 정보를 이용해 타인 명의 계좌로 회사 주식을 매수하고, 약 2,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으며 소유상황 보고의무도 회피한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 통보를 의결했습니다.
다만 이는 금융당국의 조사결과와 수사기관 통보 조치에 관한 발표로, 법원의 유죄 확정판결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금융위원회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에는 관련 법령상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소유상황 보고의무 위반에도 별도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했습니다.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임원·주요주주의 법정 주식보고 의무는 별도로 지켜야 하며, 타인 명의 계좌라는 이유만으로 보고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 회사에서는 어떤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을까?
상장회사의 공시·IR·재무 담당자는 임원 주식거래 관련 업무를 관리할 때 단순히 매수·매도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다음과 같이 확인 절차를 운영하면 보고 누락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보고의무자 확인: 임원 선임, 퇴임, 주요주주 해당 여부와 지위 변동을 확인합니다.
- 실질 소유관계 확인: 본인 명의뿐 아니라 실제 자기 계산으로 소유하는 특정증권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증권 종류 및 변동사유 파악: 주식뿐 아니라 전환사채 등 관련 증권의 취득·처분, 증여, 상속, 기업행위 등을 구분합니다.
- 기준일과 기한 관리: 장내매매 결제일 등 법정 변동일을 기준으로 보고기한을 산정합니다.
- 보고 예외 및 누적거래 점검: 경미한 변동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직전 보고 이후의 누적 수량과 금액을 관리합니다.
- 보고 및 증빙 확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관련 보고절차를 활용하고, 보고서와 거래증빙을 보관합니다.
또한 회사의 내부정보 거래제한 규정이나 별도로 적용되는 거래계획 사전보고 등 다른 규제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임원 주식보고는 단순히 증권거래 내역을 제출하는 업무가 아닙니다. 보고의무자, 실질 소유범위, 변동일, 면제요건, 보고기한을 각각 판단해야 하는 법정 공시업무입니다.
특히 상장회사는 임원 개인에게만 보고관리를 맡기기보다 공시 담당부서와 임원 사이의 거래정보 전달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임원 선임이나 거래가 발생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5일이라는 법정 기한을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계좌 명의만 확인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실제 소유관계와 거래변동을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