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무·회계 실무

외국법인에 해외 강의료를 지급할 때 원천징수·조세조약 적용 방법

반응형

해외 연사가 한국에서 강의를 한 뒤 “강의료는 제 개인 계좌가 아니라 소속 회사 계좌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특강을 진행한 호주 거주 연사가 본인이 소속된 외국법인 명의로 강의료를 지급받으려는 사례처럼, 해외 강의료 지급에서는 송금 계좌와 세법상 소득의 귀속자를 같은 것으로 보면 안 됩니다.

 

외국법인 계좌로 송금할 수 있는지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누가 계약 당사자인지, 소득이 실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지급하는 돈이 어떤 소득인지입니다.

 

이 판단에 따라 국내법상 22% 수준의 원천징수가 발생할 수도 있고, 조세조약에 따라 한국에서 과세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외국법인 계좌로 송금한다고 소득자가 자동으로 법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계좌번호가 아니라 거래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대학이 호주 법인과 직접 강연 계약을 체결하고, 호주 법인이 소속 전문가를 보내 강의를 제공하며, 계약서와 인보이스도 모두 법인 명의로 작성했다면 외국법인이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구조로 볼 근거가 있습니다.

 

반대로 강의 계약은 연사 개인과 체결했는데 연사가 단순히 “회사 계좌로 입금해 달라”고 요청했다면 계좌 명의만으로 외국법인의 소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다음 서류가 서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가 중요합니다.

  • 계약서상 용역 제공자
  • 인보이스 발행자
  • 대금 청구 주체
  • 실제 강의 제공 구조
  • 대가의 실질귀속자
  • 송금받는 계좌 명의

특히 계약자는 개인인데 인보이스와 계좌만 법인으로 되어 있거나, 반대로 계약자는 법인인데 대금은 개인 계좌로 요청하는 경우에는 송금 전에 구조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국내세법만 보면 국내 강의는 외국법인의 인적용역소득이 될 수 있다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인적용역을 제공해 얻는 소득은 법인세법 제93조 제6호의 국내원천 인적용역소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인세법은 국내에서 제공한 인적용역으로 발생하는 소득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소득이 국내사업장에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않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인적용역소득이라면 법인세법 제98조에 따라 지급자가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국내법상 원천징수세율은 지급액의 20%입니다. 여기에 지방세법에 따라 원천징수하는 법인세의 10%가 법인지방소득세로 특별징수되므로, 조세조약을 적용하지 않는 단순 계산에서는 지급액의 22%가 원천징수되는 구조가 됩니다.

 

예를 들어 국내세법상 과세 대상 인적용역 대가가 1,000만원이라면 법인세 원천징수액은 200만원이고, 이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는 20만원입니다.

 

다만 국제거래에서 이 계산만 하고 송금을 진행하면 안 됩니다.

 

국내세법에서 과세대상이라고 판단한 뒤에는 반드시 해당 국가와의 조세조약을 다시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호주 법인이 실제 소득자라면 ‘개인의 인적용역’ 규정부터 보면 안 된다

한·호주 조세조약에는 독립적 인적용역에 관한 제14조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문은 적용대상을 명확하게 ‘일방체약국의 거주자인 개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실제 소득의 귀속자가 호주 법인이라면 개인에게 적용되는 제14조를 그대로 적용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호주 법인이 강연 용역의 실제 계약자이자 소득의 실질귀속자라면 먼저 해당 소득이 조세조약상 다른 독립된 소득항목에 해당하는지 확인한 뒤, 일반적인 사업소득이라면 제7조의 사업소득 규정을 검토하게 됩니다.

 

한·호주 조세조약 제7조는 호주 기업의 이윤에 대해 그 기업이 한국의 고정사업장을 통해 사업을 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호주에서만 과세하도록 규정합니다.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있다면 그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대해서는 한국이 과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세법상으로는 원천징수 대상으로 출발했더라도, 실제 소득자가 호주 법인이고 해당 대가가 조약상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며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없다면 조세조약에 따라 한국에서 비과세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조세에서는 국내세법상 소득구분 → 조세조약상 소득구분 → 한국의 과세권 순서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응형

 

강의료라고 해서 사용료도 아니고, 법인에 지급한다고 사용료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해외 강연료를 처리할 때 또 하나 주의할 부분이 ‘사용료소득’입니다.

 

강사가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의료 전체를 사용료로 분류할 수는 없습니다.

 

한·호주 조세조약 제12조의 사용료에는 저작권·특허권·설계·비밀공정 등의 사용대가뿐 아니라 과학적·기술적·산업적·상업적 지식이나 정보의 제공에 대한 대가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핵심은 계약의 실질입니다.

 

일회성 강연을 하고 시간과 전문서비스 제공의 대가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기술정보나 노하우 자체를 이전하거나 이용할 권리를 제공하는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후자라면 사용료 규정 검토가 필요할 수 있지만, 단순히 해외 전문가가 강의를 했거나 외국법인이 인보이스를 발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료소득이라고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적힌 명칭보다 실제로 무엇을 제공했고 무엇의 대가를 지급하는지가 중요합니다.

 

2026년부터 인적용역소득도 비과세·면제 신청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2026년 지급분부터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인적용역소득을 처리할 때 절차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98조의4는 종전에는 국내원천 사업소득과 인적용역소득을 조세조약상 비과세·면제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으로 인적용역소득의 제외 문구가 삭제됐습니다. 현재 규정은 국내원천 사업소득만 제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인적용역소득에 대해 조세조약상 비과세·면제를 적용하려면 정해진 신청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비과세·면제신청서 작성방법에 따르면 소득자는 신청서와 실질귀속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소득지급자에게 제출하고, 지급자는 지급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9일까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관련 서류를 제출합니다.

 

일반적인 외국법인의 경우 거주지국 권한 있는 당국이 발급한 거주자증명서가 실질귀속자 증빙의 핵심 서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할 점이 있습니다.

 

용역계약서가 모든 비과세·면제 신청에서 법령상 일률적으로 요구되는 필수 첨부서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계약서는 누가 용역 제공자인지, 대가의 성격이 무엇인지, 실제 소득자가 법인인지 개인인지 등을 판단하는 중요한 증빙입니다.

 

특히 강연자가 개인인데 대금은 법인이 받는 구조에서는 계약서가 실질귀속자를 설명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지급 전에 확보하고 계약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원천징수·조세조약 적용 방법

실무에서는 세율보다 이 순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해외 강의료 지급을 맡았다면 처음부터 “원천징수 몇 퍼센트인가?”라고 접근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1. 계약 상대방이 개인인지 외국법인인지 확인한다.
  2. 강의료의 실제 소득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3. 국내세법상 국내원천소득과 소득 종류를 판단한다.
  4. 상대 국가와 체결한 조세조약을 확인한다.
  5. 사업소득·사용료·개인 인적용역 등 조약상 소득구분을 판단한다.
  6. 고정사업장 등 한국의 과세권 요건을 확인한다.
  7. 비과세·면제를 적용한다면 신청서와 거주자증명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한다.
  8. 최종적으로 원천징수 여부와 세율을 결정한다.

 

결국 “외국법인 계좌로 송금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은 송금 방법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계좌를 정하기 전에 계약 당사자와 실질귀속자를 정하고, 국내세법상 소득구분과 조세조약을 차례대로 검토해야 하는 국제조세 문제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개인에게 지급해야 할 소득을 법인 소득으로 잘못 처리하거나, 조세조약상 비과세가 가능한 지급액에 국내법 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오류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반응형